기사/2001년

[프로야구] 홈런경쟁 '빅맥'이 안보인다

사비성 2001. 4. 18. 12:25

[프로야구] 홈런경쟁 '빅맥'이 안보인다
[한국일보 2001-04-18 11:36]
팀당 11경기를 소화한 17일 현재 '야구의 꽃'으로 불리는 홈런 레이스가좀처럼 불붙지 않고 있다.

장종훈(33ㆍ한화) 마르티네스(31ㆍ삼성) 에레라(29ㆍSK) 심재학(29ㆍ두산) 박진만(25ㆍ현대) 등 무려 5명이 4개의 홈런으로 공동선두를 이루고 있고 이승엽(25ㆍ삼성) 박경완(29ㆍ현대) 호세(36ㆍ롯데) 김동주(25ㆍ두산)강혁(26ㆍSK) 산토스(35) 양현석(24ㆍ이상 해태) 등이 3개의 홈런으로 그뒤를 따르고 있다.

▲'우등생은 많지만 영재가 없다.'

올 시즌 홈런 레이스의 가장 큰 특징은 좀처럼 '1인 독주, 또는 2∼3인경쟁 체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홈런 레이스에서 이름을 빼놓지 않았던 이승엽 박경완 우즈(32ㆍ두산ㆍ2개) 등이 완만한 페이스로 호흡 조절에 들어가 있고 심재학,박진만 등이 초반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다. 아무도 선두권을 박차고 뛰쳐나오는 타자가 없다.

모두가 우등생이기는 하지만 레이스를 이끌어갈 리더가 나타나지 않는것이다.

▲영원한 대포도, 영원한 소총도 없다.

시즌 초반이기는 하지만 심재학 박진만 양현석 등이 선두권에 포함돼 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웨이트트레이닝의 보급 등으로 타자들의 힘이 좋아지면서 웬만한 선수라면 누구라도 홈런타자가 될 수 있다는사실을 말해준다.

17일 한화전에서 4호째 홈런을 쏘아올린 박진만은 "웨이트트레이닝으로힘을 키웠고 김용달 코치로부터 중심이동 요령을 배웠으며 변화구 대처 능력을 길렀다"고 스스로 분석했다.

왕년의 홈런왕 장종훈도 "홈런 타자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즉 "힘이 문제가 아니라 밸런스와 타이밍만 맞아떨어지면 누구라도 홈런을 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원한 소총은 없다.

▲토종이냐 용병이냐.

해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지만 외국인 선수들의 존재는 홈런 레이스에서성급한 예측을 불허한다. 지난해 현대 퀸란은 4월 5일과 7일 대전 한화전에서 1경기 3홈런, 3연타석 홈런을 각각 기록하며 시즌 초반 홈런 선두로나선 바 있다.

올해도 마르티네스와 에레라가 홈런 공동 선두를 이루고 있다. 이들뿐만아니다. 2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호세와 산토스도 언제든 치고올라올 수 있는 파괴력의 소유자이고 우즈, LG 로마이어 등도 검증된 슬러거들이다.

용병들의 거센 도전 앞에 장종훈 이승엽 김동주 등 국내파 거포들이 토종의 자존심을 걸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