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4년

[백스크린] ‘FA대박 꿈’ 위재영 초조… 박진만 느긋

사비성 2004. 5. 19. 21:28
[백스크린] ‘FA대박 꿈’ 위재영 초조… 박진만 느긋
[스포츠투데이 2004-05-19 11:53]
올시즌 자유계약(FA)자격을 얻는 현대의 두 선수가 상반된 운명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투덜거리는 쪽은 투수 위재영(32). 위재영은 “아니 나는 왜 매번 토요일에 등판해서 신문에 이름 한 줄 안 나오지”라며 박복한 운명을 저주하고 있다. 일요일은 신문이 나오지 않는 날. 아무리 용을 쓰고 던져도 다음날 신문에 기사 한 줄 나오지 않으니 다른 구단에 홍보할 기회가 없다. “다른 팀 사람들이 내가 올해 FA인 거는 알까요”라며 조바심을 낸다.

실제 위재영은 선발등판한 3경기가 모두 토요일이었다. 첫 선발등판이던 지난 4월24일 잠실 두산전에서 6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563일 만에 첫승을 신고했다. 지난 8일 수원 두산전도 자신의 선발 스케줄이 아니었지만 피어리 오재영 정민태의 줄부상으로 밀려서 들어간 케이스. 이날도 토요일이었고 여지없이 승리를 따냈다.

이에 반해 박진만(28)은 여유만만. FA시장에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유격수 자리라 늘 느긋한 표정. 최근 타율이 3할을 웃돌다 2할9푼3리로 조금 떨어졌지만 개의치 않는다. 올시즌 목표인 3할 이상 20홈런을 향해 순항 중. 홈런도 5개를 기록하며 페이스가 빠르다.

박진만은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서인지 요즘 자외선차단제를 열심히 바른다. 운동선수 같지 않은 뽀얀 피부로 다른 선수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지난해 12월 결혼해 한창 깨가 쏟아지는 박진만은 “집사람이 챙겨줘서 바르는 거예요”라며 변명을 늘어놓지만 비주얼시대인 요즘 잘생긴 얼굴과 고운 피부는 FA에도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FA대박을 위해 성적을 바짝 조이고 있는 위재영과 박진만. 마치 토끼와 거북이를 보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