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006-03-12 08: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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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너하임<미국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리그도 결국은 단판 승부다. 단기전에서 '미친 선수'가 있어야 필승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가 됐다.
비록 국가간 야구 실력에 있어 엄연한 실력차가 존재하지만 단기전이라는 속성상 공이 어디로 튈지는 아무도 모른다. 약팀이라도 느닷없이 팀 타선이 집중안타를 쏟아낸다면 승리를 얻을 수 있는 게 바로 야구다. 한국이 3전 전승으로 A조 1위를 차지하며 본선에 오를 수 있었던 데는 여러 주역이 있었다. 대만전에서 좌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결승타점을 올린 홍성흔(두산), 무실점으로 역투한 선발 서재응(LA 다저스)과 마무리 박찬호(샌디에이고), 기막힌 다이빙 캐치로 경기를 끝낸 박진만(삼성)이 그 주인공이다. 일본전에서는 니시오카 쓰요시(지바 롯데)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낸 이진영(SK)을 비롯, 공격의 맥을 끊은 좌완 듀오 봉중근(신시내티)과 구대성(한화), 역전 투런 아치를 도쿄돔에 박은 이승엽(요미우리) 등이었다. 특히 해외파 투수와 이승엽이 한국전 승리를 위해서 '꼭 뭔가를 해줘야 하는 선수'로 공인됐다면 승리의 변수가 될 선수는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홍성흔과 최희섭 대표팀 4번 타자를 놓고 경쟁 중인 이들은 김인식 대표팀 감독이 "상대 투수가 좌/우완이냐에 따라 번갈아 기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플래툰 시스템을 겪게 됐다. 최희섭은 예선전에서 11타수 3안타(타율 0.272), 1타점으로 부진했다. 미국에 와서도 특별히 나아진 모습이 없자 김인식 감독은 "아직 타석에서 리듬을 타는 게 부족하다"며 그를 자극하기 시작했다. 반면 발목 부상 중인 홍성흔은 메이저리그 2팀과 벌인 평가전에서 두 번 대타로 나와 각각 2루타와 단타로 선행 주자를 진루시키며 찬스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좌투수가 나올 경우 4번에 배치될 홍성흔은 이승엽과 함께 한국팀의 득점을 책임질 '해결사'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최희섭이 부진하다고 하나 한국팀 유일의 메이저리그 타자이고 미국 및 멕시코팀에서 뛰고 있는 투수들을 누구보다 많이 상대해 본 경험이 있다. 둘이 번갈아 나서 한 방씩을 터뜨려 준다면 한국팀의 득점력은 배가될 게 자명하다. ◇김병현과 정대현 불펜의 핵으로 두 선수는 미국과 멕시코전에 계속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우승 시절 마무리로 활약했고 메이저리그 통산 86세이브(36승40패)를 올린 김병현은 꿈틀거리는 볼끝 움직임을 현재 되찾아 가고 있는 중이다. 김인식 감독은 2번의 빅리그 팀과의 평가전에 김병현을 투입하며 계속 구위를 지켜봤다. "미국에 와서 더 좋아진 것 같다"는 평가에서다. 특히 김병현은 30개 이상만 던지지 않는다면 연이틀 벌어지는 멕시코전은 물론 미국전에도 등판이 가능하고 하루를 쉰 뒤 일본전 등 3게임에 연속 투입될 수 있는 핵심 선수다. 김병현과는 또 다른 스타일의 언더핸드 정대현은 홈플레이트 낮게 제구할 수 있는 능력을 앞세워 미국과 멕시코 타선을 틀어막을 작정이다. 언더핸드의 최대 무기인 싱커만 잘 통한다면 '땅볼 투수'의 위용을 과시하며 한국의 승리에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 그밖에 예선전에서는 11타수 3안타에 그쳤지만 5번이나 드림팀에 참가해 132타수 60안타(타율 0.455)를 터뜨리며 김동주(두산)와 함께 '국제용 선수'로 이름을 날린 이병규(LG)도 본선전에서는 명예 회복을 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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