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무실책 기록 남긴 한국의 명품 수비

사비성 2006. 3. 19. 15:50

무실책 기록 남긴 한국의 명품 수비

 

`메이드인코리아`의 명품 수비가 무실책 기록을 끝까지 유지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최고 화두는 한국의 수비였다. 철벽 계투진도, 이승엽의 홈런포도 대단했지만 더욱 감동적인 장면은 태극전사들의 신들린 듯한 `거물망 수비`였다.

한국은 1·2라운드 6경기 무실책에 이어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도 정밀하고 탄탄한 수비를 보였다. 안타를 연달아 낚아내는데 실책이 나올리 없었다.

수비만으로 일본을 두 차례나 잡았던 우익수 이진영은 이날도 2회 오가사와라의 우월 2루타성 타구를 발레리나처럼 점프해서 잡았다. 첫 대결에서의 다이빙캐치, 두 번째 대결에서의 총알 송구처럼 눈에 쏙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그에 못잖게 어려운 수비였다. 1m쯤 뒤에 있는 펜스에 부딪히지 않으면서도 살아 날아오는 공을 공중에서 낚았다.

3루수 이범호도 3회 1사 1,2루에서 멋진 수비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니시오카의 정면타구를 잡자마자 재빨리 이승엽에 송구, 1루주자 아오키를 잡아냈다. 미리 계산하지 않았다면, 강한 어깨가 아니었다면 해낼 수 없는 묘기였다.

박진만은 6회 앞선 두 타석에서 안타를 때린 이치로를 낚았다. 2루 베이스쪽으로 굴린 타구를 바람같이 쫓아 군동작 없이 1루에 뿌렸다. 원바운드된 공을 이승엽이 잘 걷어냈다. 두 선수의 콤비 플레이에 세계 최고의 `똑딱이타자` 이치로도 잡혔다.

이렇듯 한국 야수들의 영리한 수비위치 선정과 빠른 발이 만들어낸 명품 수비에 야구의 본고장 팬들조차 입을 다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