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6년

박진만, '10년 흘린 땀방울...세계 홀린 그물수비'

사비성 2006. 3. 20. 21:29
박진만, '10년 흘린 땀방울...세계 홀린 그물수비'
[스포츠조선 2006-03-20 12:10]
박진만의 힘

10년 흘린 땀방울… 세계 홀린 그물수비

김재박 감독과 프로 첫 인연

최고 유격수 프로젝트 첫발

찢어진 손바닥은 항상 퉁퉁

재능 + 노력 = ML급 거미손

 딱 10년전이다.

 인천고를 졸업한 까까머리 박진만(30ㆍ삼성)이 지난 96년 신생팀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했다. 루키 박진만은 당시 선배들로부터 '행운아'라는 별명을 얻었다. 현역 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재박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게다가 창단과 함께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 내겠다는 팀 빌딩(Building) 작업과 맞아 떨어져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어린 박진만에게 훈련은 너무 혹독했다. 몇번이고 야구를 그만두고 싶었다.

 처음 몇년동안 박진만은 다른 선수들이 타격훈련을 할때도 수비훈련에 전념했다. 글러브에서 공을 빨리 꺼내 송구하기 위해 글러브 바닥 부분으로 포구하는 훈련을 거듭했다. 왼 손바닥은 늘 퉁퉁 부어올라 있었다. 찢어져 피가 흘렀고, 나중엔 굳은 살로 변했다.

 박진만의 왼 손바닥이 더 두꺼운 이유다.

 김감독은 공에 대한 두려움 없애고 강한 집중력을 키워주기 위해 특별한 훈련법으로 박진만을 조련했다. 지난 2004년의 일이다. 시즌에 앞서 결혼을 한 박진만은 시범경기서 실책을 했다. 김감독은 박진만에게 포수 마스크와 프로텍터로 완전 무장을 시켰다. 5m 앞에서 손바닥이 찢어질 정도로 사정없이 펑고를 쳤다. 다소 해이해졌던 박진만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박진만을 곁에서 지켜본 현대 정진호 수석코치는 "원래 재능이 있는 친구였다. 하지만 스스로 늘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있었기에 오늘의 박진만이 있었다"고 말했다.

 해외 스프링캠프때 다른 선수들은 휴식일에 쇼핑을 갔다. 하지만 프로 초년병이던 박진만은 근처 야구장을 찾아 메이저리그 유격수들의 훈련을 유심히 지켜봤다.

 메이저리거를 조금씩 흉내내던 그가 10년이 지난 오늘 수비만큼은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는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를 능가하는 선수로 공인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