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4년

[프로야구]현대 "출혈심해도 박진만은 잡는다”

사비성 2004. 11. 15. 23:25
[프로야구]현대 "출혈심해도 박진만은 잡는다”
[세계일보 2004-11-15 21:06]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우승팀 현대가 자유계약선수(FA) 박진만(28·사진)을 무조건 잡는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박진만과의 2차 협상을 하루 앞둔 15일 “올 시즌 팀내 FA 중 가장 중요한 선수가 박진만이다”며 “출혈을 감수하고서라도 박진만을 잡겠다는 게 구단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구단 재정이 어려울 경우 심정수(29) 등 팀내 다른 FA를 팔아서라도 박진만을 붙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의 이같은 시나리오는 지난해 연봉협상 때부터 감지됐다. 현대는 올해 FA인 심정수에게 2003년(3억1000만원)의 두 배에 이르는 6억원의 파격적인 연봉을 줬다. 이처럼 연봉이 높으면 심정수가 이적할 경우 구단으로 들어오는 보상금(당해년도 연봉의 450%)이 훨씬 많아져 박진만을 잡기 위한 자금으로 요긴하게 쓸 수 있다. 구단이 박진만에 애착을 갖는 것은 메이저리그급 수비솜씨를 자랑하는 8개구단 최고의 유격수인 데다 현역 시절 명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김재박 감독의 남다른 애정 때문이다.

지난 13일 1차 면담에서 구체적인 금액 제시 없이 원론적인 얘기만 나눈 박진만은 “계약기간은 4년을 원하며 일단 모든 구단과 협상해 본 뒤 현대가 제시한 금액이 다른 팀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면 9년간 나를 키워준 현대에 남겠다”고 말했다.

박진만과 1차 면담을 가졌던 현대 정재호 단장은 “16일로 예정된 2차 협상 때는 요구액을 들어보고 구단 제시액과 절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현대를 제외한 2∼3개 구단이 박진만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중 상대적으로 자금이 풍부한 삼성과 SK가 박진만과 협상을 할 수 있는 21일 이후 본격적인 영입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