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선양 기자]10일 오후 서울의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FA 투수 김수경(27)의 결혼식이 열려 원 소속팀 현대를 비롯한 많은 야구선수들이 하객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현대 소속의 이택근(26)과 장원삼(24), 그리고 김수경의 인천고 선배이자 현대 출신인 유격수 박진만(30.삼성)도 함께 했다. 이들은 전날 밤 늦게 귀국했지만 김수경을 축하하기 위해 지친 몸을 이끌고 식장을 찾은 것이다.
2년 전 현대에서 FA 자격을 얻어 삼성으로 옮긴 박진만은 오랜만에 만난 친정 식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에 바빴다. 보는 이들마다 “고생했다”, “수고했다”, “좀 잘하지”라며 이번 아시안게임 출전에서 힘들었던 것을 위로하는 한편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이들은 마치 죄인이나 된 듯 힘없는 표정이었음은 물론이다. 박진만은 “아시안게임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 주세요”라며 괴로워했다.
사실 이들은 대만과 일본전에 패한 후 거의 ‘감옥 같은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나가 돌아다니지도 못한 채 숙소에서 죄인처럼 지내다 왔다고.
그럼에도 이들을 보는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하다 못해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들도 조차 “좀 잘하죠”라며 아쉬워 해 대표선수들은 쥐구멍을 찾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한다. 곤혹스러웠던 대표선수들은 비행기 안에서 대표팀 단복을 사복으로 갈아입은 후 개별적으로 입국장을 빠져나와야 했다.
이날 예식장에서도 만나는 사람들마다 아쉬움을 표하자 이들은 기회가 돼서 다음에 국제대회에 나가게 되면 호성적으로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날 김수경의 결혼식장에는 박진만을 비롯해 심정수 박종호(이상 삼성) 등 프리에이전트로 타 구단으로 이적한 현대 전성기 멤버들과 장원진(두산) 정재복(LG) 등 많은 선후배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