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4년

박진만 삼성소속 맞아

사비성 2004. 12. 1. 16:46
박진만 삼성소속 맞아
[폭탄뉴스.com 2004-12-01 11:44]

2081년. 야구광인 박홈런은 열렬한 삼성팬. 그의 절친한 친구인 김수비는 삼성의 라이벌 현대팬.

둘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펴낸 2081년 야구연감을 펼쳐놓고 열띤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박홈런은 역대 최강의 키스톤 콤비는 2004년 삼성에서 뛰었던 박종호(2루수)와 박진만(유격수)이라고 우겼다.

반면 2080년 현대의 김타자와 박수비라고 주장했다.

결국 둘은 지루한 입씨름 끝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말았다.

가정이기는 하지만 프로야구 출범 100주년이 되는 2081년에 야구팬들은 이런 얘기를 주고받을 지도 모른다.

물론 12월11일 열리는 올 골든글러브시상식에서 박종호와 박진만이 나란히 황금장갑을 끼었을때 가능한 얘기다.

그러나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다. 박진만은 유격수 부문에서 특별한 경쟁자가 없어 수상이 유력하다.또 박종호는 가장 강력한 2루수 골든글러브 후보중 한명이다.

만약 둘이 나란히 2루수와 유격수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으로 탄생할 경우 삼성은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한팀에서 내야수비의 핵인 2루수와 유격수부문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하게 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박진만이 과연 삼성소속이냐는 것이다. 물론 KBO가 발표한 후보명단에는 박진만이 삼성소속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엄밀하게 따져 골든글러브수상의 기준이 되는 박진만의 올시즌 성적은 현대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것이다.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에 현대선수로 나선 박진만은 지난달 23일 삼성과 FA계약을 맺어 지금은 삼성소속이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박진만이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현대소속으로 봐야 정당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 되고 있다.

앞서 가상 시나리오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먼훗날 2004년 유격수부문 골든글러브수상자는 분명 현대의 박진만이 아니라 삼성의 박진만으로 기록된다.

프로야구의 정사인 연감에 그렇게 기록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서 예로 든 해프닝이 벌어지지 말란 법은 없다.

KBO관계자는 "FA제도가 시행된이후 이런 애매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KBO내부에서도 논란이 있었지만 시상식 당일 그선수가 어느 팀 소속이냐가 우선이라고 판단, 박진만을 삼성선수로 분류했다"고 밝혔다.

KBO입장에서 보면 어쩔수 없는 선택일수 있다. 또 일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역사적인 기록과 사실은 다를수 밖에 없다는 점에 문제가 있다. 물론 정규시즌중에 팀을 이적한 선수라면 당연히 KBO의 판단이 맞다.

하지만 박진만의 경우 기록과 사실관계가 뒤바뀌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사소한 문제일수도 있지만 골든글러브 수상자가 시즌종료후 타팀으로 이적할 경우 계속 이런 일이 반복될수 밖에 없다.

이런 점으로 볼때 박진만을 삼성소속을 기록하는 것보다 현대소속으로 표기하는게 정답에 가깝다.

논란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이번기회에 사실에 근거해 이런 케이스에 대한 명확한 입장정리를 필요가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