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2005-05-03 19: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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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 ‘내야수비의 핵’ 유격수. 환상적인 수비로 관중을 즐겁게 하는 자리다. 수비 부담이 많다 보니 방망이는 2할5푼만 쳐도 칭찬을 받는다. 그런데 올 시즌 국내 프로야구에서는 빼어난 수비와 정교한 타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유격수가 유난히 많이 등장했다. 이들의 활약상과 함께 역대 최고의 유격수는 누군인지 살펴본다
롯데 박기혁, 타율6위 ‘영양만점 9번타자’ LG 권용관, 마테오·이병규 홈런 앞질러 SK 김민재· 현대 채종국도 3할타자 넘봐
‘유격수는 귀염둥이!’ 프로야구 감독들은 올 시즌 들어 자기 팀 유격수 칭찬에 입이 마른다. 톱타자로 화려하게 변신한 에스케이 김민재와 현대 채종국, ‘물방망이’ 꼬리표를 뗀 롯데 박기혁과 엘지 권용관, 두산 손시헌 등 유난히 유격수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여기에 삼성 박진만이 복귀하고 기아 홍세완이 조금 더 활약해 준다면 류중일, 이종범, 유지현, 김민호 등이 활약하던 1990년대 중반 이후 10년 만에 가히 춘추전국시대를 맞는다. 김민재와 채종국은 1번 타자로 변신해 감춰뒀던 화끈한 타력을 뽐내고 있다. 프로 15년차인 노장 김민재의 통산 타율은 0.248. 롯데의 마지막 유니폼을 입었던 2001년에 딱 한번 3할(0.301)을 넘겼다. 수비는 일품이지만 타격이 젬병이던 그는 올해 타율 0.299(23위), 최다안타 29개(5위), 득점 19점(3위)로 ‘새사람’이 됐다. 채종국도 김민재 못지않다. 삼성으로 둥지를 옮긴 박진만 대신 유격수 자리를 꿰찬 채종국은 타율 0.278(29위)에 홈런 5개(6위)로 99년 입단 이후 가장 큰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홈런은 가장 많이 친 지난해(4개) 수치를 이미 넘어섰다. 최근 타격이 주춤하고 있지만 지난주까지만 해도 팀 내에서 가장 높은 타율과 출루율로 침체에 빠진 팀 공격을 이끌었다. 롯데 ‘작은 거인’ 박기혁의 방망이는 훨훨 날고 있다. 2000년 입단 이후 통산 타율이 0.221에 불과했던 그는 올 시즌 타율 0.343(6위)로 상위타선에 찬스를 연결해 주는 9번 타자로 손색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출루율은 0.452(6위)로 톱타자 정수근(0.406)을 되레 앞지른다. 엘지 권용관도 ‘슬러거’로 다시 태어났다. 홈런이 무려 5개로 팀내 1위. 2002년 한해 동안 친 홈런 4개를 이미 넘어섰다. 마테오나 이병규보다도 더 많으니, ‘거포’라는 말이 과장도 아니다. 96년 데뷔 이후 0.216에 불과하던 통산타율도 올해는 앞 단위부터 3할로 바꿀 태세다. 규정타석에 약간 모자라지만 0.297로 팀내 3위를 달리고 있다. 두산의 3년차 ‘아기 곰’ 손시헌은 타율이 0.244에 불과하지만 기회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이 돋보인다. 14타점으로 홍성흔(23)-안경현(20)-김동주(19)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다음이다. 홈런보다 치기 어렵다는 3루타가 모든 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2개다. 홈런도 2개나 있다. 기아의 ‘거포’ 홍세완은 올 시즌 타율 0.284에 홈런 3개로 이름값에 약간 못미치고 있다. 2003년 홈런 22개에 100타점으로 기아를 정규리그 2위로 이끌었던 홍세완은 최근 팀 침체와 함께 타순도 종종 6번으로 내려앉는다. 그러나 상대에게는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다. 삼성 박진만은 자타가 공인하는 현역 최고의 유격수. 지난해 타율 0.286에 17홈런 69타점을 올리면서 현대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뒤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삼성과 최대 39억원에 4년 계약을 맺었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 오른손바닥을 다쳐 ‘개점휴업’ 상태지만 1군 복귀가 임박했다. 한화는 8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붙박이 유격수가 없다. 지난해에는 백재호와 한상훈, 올해는 초반 몇 경기를 신인 백승룡이 뛰다가 최근엔 한상훈과 전현태가 주로 나오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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