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아직 안 늙었어요." FA 시장에 나온 삼성 유격수 박진만의 항변이다. 76년생 박진만은 올해 만 서른두살. 갑자기 나이 얘기를 꺼낸 건 최근 'FA 매물'로서의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 가운데 "지금은 최고지만 나이가 있어서..."라는 얘기가 간혹 들려오기 때문이다. 박진만은 스포츠조선과의 전화통화에서 "(홍)성흔이와는 동기고, (김)동주형보다 한 기수 어린데 왜 나만 나이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웃었다. 다른 FA의 경우엔 나이 얘기가 거의 언급되지 않고 있는데, 본인은 다소 억울하다는 얘기다. 올해 주요 FA 가운데 박진만보다 젊은 선수는 SK 이진영, 히어로즈 정성훈, 김수경, 두산 이혜천 정도다. 손민한은 박진만보다 두 기수 위 선배다. 따라서 또다시 FA 다년계약을 하더라도 박진만은 "기력이 다했다"는 얘기를 듣지 않을 만큼 활약할 수 있다는 을 보인 셈이다. 실제 박진만은 왠지 '오래 된 선수'라는 이미지를 풍기는 것도 사실이다. 이유는 딱 하나다. 만 스무살부터 프로에서 뛰었고, 어린 시절부터 주전 유격수를 꿰차 활약하다보니 항상 낯익은 선수였다. 2004년말, 4년간 최대 39억원의 FA 계약을 했을 때 나이가 불과 만 스물여덟이었다. 이는 곧, 박진만이 프로 첫해부터 주전으로 좋은 활약을 보였다는 걸 의미한다. 박진만은 "내가 어릴 때 첫 FA가 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자체 진단했다. 올 주요 FA 가운데 이진영과 정성훈이 바로 만 스물여덟 선수들이다. 2006년 2할8푼3리, 작년 3할1푼2리 등과 비교하면 올해 타율 2할4푼4리는 많이 처진 기록. 4년 내내 대표팀에 불려다니느라 전반적으로 어깨 피로가 쌓여 쉽지 않았던 해였다. 대신 베이징올림픽과 포스트시즌때 멋진 플레이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선동열 감독이 올시즌 중반 이미 "박진만은 반드시 잔류시킨다"고 공언했을 만큼 팀에 필요한 존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