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박진만이 원소속팀 삼성과 재계약할 게 거의 확실해졌다. 삼성에서 4년간 뛴 뒤 FA 자격을 재취득한 박진만은 14일 오후 대구 모처에서 구단 실무 관계자와 첫번째 협상을 가졌다. 올해 FA는 19일까지 원소속팀과 우선 협상을 할 수 있다. 이날 계약기간 혹은 몸값 같은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선 오간 얘기가 없었다. 대신 시종 여유있고 즐거운 분위기로 대화를 나눴다고 구단 관계자가 밝혔다. 양측은 오는 17일부터 다시 만나 실질적인 계약조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중요한 건 웬만하면 삼성에 남는다는 대전제에 합의했다는 사실이다. 박진만은 이날 오후 전화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좋은 계약조건이라면 삼성에 남을 것 같다. 괜히 밖에 나가보는 건(19일을 넘겨 다른 팀들과의 협상을 의미) 불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타팀으로 이적하는 FA는 규약상 계약금과 몸값 면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점, FA 시장 상황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 게다가 삼성에 남을 경우 선수 생활을 마친 뒤 코치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요인이 고려된듯 하다. 박진만 스스로 삼성 잔류에 이처럼 무게를 싣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박진만은 "구단에서 어느 정도 대우를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곧 마지막 몸값 조율만 남았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다. 삼성측도 박진만 잔류를 자신하고 있다. 어감상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삼성 실무 관계자는 이날 "첫 협상에서 분위기 파악만 했는데 (박진만이) 남겠다고 한다. 본인이 남을 뜻이 있고, 구단은 무조건 잔류를 원하고 있으니 이미 끝난 협상이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애초부터 예견된 일이다. 삼성은 박진만이 빠져나가면 당장 내년부터 내야진이 붕괴된다. 때문에 박진만 잔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게 당연한 일이었다. 한편, 박진만은 히어로즈 장원삼이 이날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는 소식에 대해 "좋은 선발투수가 오는 것이니 팀에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