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에는 자신만의 색깔이 있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고유한 프리미엄.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명품 FA도 마찬가지다.
각 구단의 인기를 독차지하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이진영 박진만 이혜천. 3대 FA의 독특한 매력을 분석한다.
▶다목적 스타일, 이진영
이진영은 다목적 카드다. 감독의 생각대로 써 먹기가 좋은 선수란 얘기다.
우선 수비. 1루와 외야가 모두 가능하다.
공격에서도 쓰임새가 많다. 1, 2번에 배치하면 훌륭한 테이블세터. 3할1푼5리의 타율에 3할7푼7리의 출루율. 심지어 생각한 방향으로 타구를 날려 보낼줄 아는 센스까지 갖췄다. 중심타자로서도 부족함이 없다. 4할5푼1리의 장타율에 득점권 타율이 자신의 타율보다 높은 3할3푼에 달한다. 심지어 대타 타율도 4할2푼9리. 찬스에 강하다는 얘기다. 두산 홍성흔 역시 포수 마스크를 다시 쓸 경우 다목적 카드로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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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진만 '명품 수비' | |
▶안전운행, 박진만
박진만의 올시즌 타율은 2할4푼4리, 5홈런, 38타점. 얼핏 보면 평범해 보이는 성적. 하지만 거액의 몸값을 감수하고 그를 원하는 구단은 수두록하다. 원소속팀 삼성은 물론 LG, KIA까지 군침을 흘린다. 이유는 하나. 명품 수비 때문이다. 감독들이 특히 박진만 이름 석자를 선호하는 건 그를 유격수로 세웠을 때 느껴지는 마음의 평온이다. 불안감이 전혀 없다. 100% 안정감이 느껴진다. '호수비보다 미리 가서 수월하게 처리하는 것이 진짜 잘하는 수비'라고 한다. 딱 박진만에 해당되는 그림. '내야수의 결정적 수비 1~2개가 타석에서 멀티히트보다 훨씬 가치있다'는 말도 한다. '박진만 신드롬'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희소성의 가치, 이혜천
"일본에도 그런 스타일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본에서 불고 있는 이혜천의 뜨거운 인기 바람. 일본 야구에 정통한 한 인사의 설명이다. 왼손투수로 최고 시속 150km 이상을 뿌릴 수 있는 파이어볼러는 한국보다 넓은 시장인 일본에서도 구하기 힘들다. 여기에 선발, 릴리프 경험까지 두루 갖췄다. 스리쿼터보다 더 누운 독특한 팔각도는 얼핏 보면 마치 좌완 사이드암스로처럼 보이기도 한다. 왼손 타자들은 등 뒤에서 날아오는 빠른 공의 위치를 정확히 보는 것조차 쉽지 않다. 일본에 수두룩한 왼손 좌타자 요리를 위해서만이라도 이혜천 영입 가치는 충분하다. 희소성이 있다 보니 경쟁이 심해진다. 시장 논리상 몸값이 폭등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