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4년

[조선- SC 파워랭킹] (6) 유격수

사비성 2004. 2. 25. 21:21

2004/02/25 [10:41]

'불방망이' 홍세완 넘버1
'그물수비' 박진만 넘버2



내야수 중 좌-우 수비폭이 가장 넓은 유격수는 최고의 수비수라는 명성이
자연스럽게 주어진다. 80년대 김재박-류중일로 이어지던 한국야구의 유격수
계보는 이종범을 끝으로 맥이 끊어지다시피한 상황. 하지만 공격야구가 각광
받고 있는 최근에는 방망이를 앞세워 최고 유격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후보
들의 경합이 치열하다.

스포츠조선 야구전문기자 11명이 8개구단 주전 유격수를 평가해봤다.
'SC 파워랭킹'에서 최고 유격수는 지난해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기아 홍세완
(26)이 87점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넘버 1에 올랐다.
프로 5년차인 홍세완은 지난시즌 한국프로야구 23년만에 처음으로 유격수 중
100타점을 돌파했다. 또 수비에 대한 부담이 많은 상황에서도 기아의  중심
타선에 포진돼 타율 2할9푼, 22홈런, 100타점의 매서운 방망이를 휘둘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5일 미국에서 오른 팔꿈치 인대접합 및 뼛조각 제거수술
을 받아 오는 5월에야 그라운드에 돌아올 예정으로 공백이 예상된다.

김재박에 이어 '그라운드의 여우'로 불리는 현대 박진만은 넘버 2에 올랐다.
수비만을 따지고 본다면 박진만을 따라갈 선수가 없다는 평가이지만
2할8푼3리의 타율, 16홈런, 48타점 등 공격력이 감점 요인이 됐다. 하지만
올시즌을 마치면 FA(자유계약선수)가 되는만큼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
기대된다.

31세 동갑내기인 SK 김민재와 두산 홍원기는 각각 3,4위에 올랐다.
두 선수 모두 수비만큼은 믿고 맡길만한 베테랑들이지만 무딘 방망이가 어느
정도 매서워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올시즌 3루수에서 유격수로
변신을 준비중인 한화 이범호는 5위에 올랐고 호주 골드코스트에서 방망이
담금질에 한창인 롯데 박기혁은 7위에 랭크됐다.

6위 LG 권용관과 8위 삼성 조동찬은 여전히 물음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할을 밑도는 타율을 기록했던 권용관은 전지훈련
동안 주전 유격수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 과제다. 조동찬 역시 브리또가
빠지며 적당한 대체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주전을 꿰찼다. 하지만 공-수
어느 한쪽에서 만족스런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