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그동안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다시피 했는데 사흘 전부터 조금씩 걸어다니고 있다. 지금은 걸어 다니는데 문제가 없어 살만하다".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모처에서 만난 삼성 라이온즈 '캡틴' 박진만(33, 내야수)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해맑은 모습이었다. 박진만은 6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DH 1차전 2회 조인성의 2루수 앞 땅볼을 병살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1루 주자 박경수와 충돌해 종아리 부상을 입은 뒤 교체됐다. 그는 30일부터 경산 볼파크 재활군에 합류, 치료와 재활을 병행하고 있다.
어깨 통증을 비롯해 허리, 종아리 등 올 시즌 들어 잦은 부상에 시달리는 박진만은 "지난해부터 어깨 상태가 좋지 않았다. 허리나 다른 부위는 경기하는데 큰 무리가 없었는데 어깨 때문에 지장이 많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인조잔디 구장에서 뛰면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박진만은 "영향이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래도 인조잔디 밑에 바닥이 딱딱하니까 내 몸으로 흡수돼 무리가 가는 것 같다"는 견해를 밝혔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박진만의 순발력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떨어졌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에 대해 박진만은 "나는 그렇게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데 옆에서 보는 사람들이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생각할땐 그렇게 느끼지 않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어깨 상태가 안 좋다보니 그쪽으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
박진만은 전반기가 끝난 뒤 그라운드에 복귀할 전망. 그는 "병원에서 4주 진단을 받았는데 따져 보니 전반기는 힘들 것 같다. 개인적으로 후반기 복귀를 생각하지만 그 부분은 코칭스태프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대답했다. 박진만은 오는 25일 광주구장에서 열리는 올스타전 인기 투표 5차 집계에서 동군 유격수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그는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다치고 싶어 다친 것은 아니지만 팀의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있는데 마이너스 요인이 돼 아쉽다. 올스타전도 중요하지만 속히 컨디션을 회복해 팀 전력에 문제가 없도록 하고 싶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가 빠졌지만 다른 선수들이 잘 해줘서 그나마 마음이 편하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 점이 많으니까 빨리 복귀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
1996년 프로 데뷔 첫 주장 선임과 더불어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한 박진만은 올 시즌 잔부상 속에 기대 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그는 "FA 계약을 맺어 부담을 가지는 건 아니다. 현재 내 몸이 완전치 않은 상황에서 계속 경기하다보니 개인적으로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고 팀도 마찬가지일 것 같다. 몸이 안 좋은 상황에서 경기에 나가면 팀과 개인 모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FA 계약에 대한 부담은 없다"고 대답했다.
삼성은 30일 현재 6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1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만큼 '저력있는 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진만은 "야구에서 투수 활약에 따라 좌우된다. 특히 장기전에서 마운드가 강한 팀이 유리하다. 사람들이 안 좋다고 하지만 4위와 6위는 별 차이 없다. 또한 젊은 선수와 고참 선수들의 나이차가 많지만 조화로 많이 좁혀졌다. 아직 꼴지는 아니지 않은가. 4위권에 있으니 해볼만 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팬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야구는 여름부터 시작이다. 우리 팀이 여름에 좋은 성적을 거둔 만큼 열심히 응원해주신다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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