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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만 | |
삼성 박진만의 최대 강점은 느긋함이다. 최근 전화통화에서 박진만에게 "주전 유격수 없이도 팀이 연승을 이어가면서 잘 나간다. 박진만이란 선수는 별로 필요도 없는 것 같다"면서 슬며시 농담을 했다. 박진만은 "아, 잘하니까 좋죠. 나로선 부담도 덜고 말이죠. 팀이 4강에 있을 때 1군에 올라가야 할 맛이 나지, 그렇지 않으면 재미 없어요"라면서 능청스럽게 받아쳤다.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는 괴롭다. 스트레스도 심하다. 하지만 박진만은 꾹꾹 눌러담으며 차분하게 후반기를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1일 LG전에서 병살플레이를 처리하다 상대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었다.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10㎝쯤 찢어졌다. 매일 아침 경산볼파크로 출근하고 있는 박진만은 최근 가벼운 러닝을 시작했고 제자리에서 치는 타격훈련도 병행중이다. 박진만은 "올스타전 끝나고 후반기에는 몸이 준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답답한 재활훈련이지만 의외의 수확물도 있다. 지난 겨울 달고 있던 오른쪽 어깨 통증이 많이 나아졌다. 캐치볼도 하지 않고 3주 넘게 쉬니 어깨 염증이 잦아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어쨌거나 박진만은 1군 무대에서 활약해야 할 선수. 지난 겨울 삼성과 두번째 FA 계약을 했고, 올해가 첫번째 시즌이다. 이와 관련해 조심스럽게 질문 한가지. "FA 계약 첫해에 2군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이러면 통상 팬들은 '먹튀' 얘기를 꺼낼 수 있다. 본인 생각은 어떤가."
이에 대해 박진만은 주저없이 답했다. "부진이 아니라 경기중 다친 것 때문에 2군에 와 있다. 사실 1군에서 계속 뛰면서 성적이 나쁘면 먹튀 소리를 들어도 되겠지만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니 시즌이 끝난 뒤에 평가해달라."
삼성 선동열 감독의 8,9월 막판 총공세 시나리오에서 박진만은 내야 안정의 핵심 카드가 될 전망. 박진만은 "어설프지 않게, 완전히 나은 뒤 1군에 올라가서 꼭 팀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 김남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