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삼성-한화전이었다. 삼성 유격수 박진만이 1회에만 실책 2개를 기록했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가 어수선해진 삼성이 결국 9대11로 패배.
당연히 '박진만답지 못한 수비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올시즌에만 벌써 실책이 3개째다. 2000년대 들어 무려 7차례나 대표팀에 뽑혔던 최고의 유격수가 올해 들어 다소 무뎌진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지난해 어깨 통증 때문에 76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다는 점도 실책이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이유였다.
박진만은 그후 "한경기 실책 두개가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언제적이었는지 잘 기억도 안 난다"고 했다. 그럴만도 하다. 2007년에 한경기 2실책이 두차례 있었는데, 그걸 제외하면 2003년 9월25일 수원 한화전이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박진만이 통상 기록하는 실책 가운데에는 신경을 써서 살펴야 할 부분이 있다. 타자에 따른 시프트에 능한데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본능적으로 움직이다보니 깊숙한 역모션 포구도 박진만에겐 평범해지는 경우가 있다. 타구를 너무 잘 따라붙다보니, 다른 유격수 같으면 그냥 빠져나가 안타가 될 상황이 박진만에겐 실책으로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어찌됐든 오랜만에 나온 박진만의 한경기 2실책은 그를 바짝 정신차리게 만든 것 같다. 6일 히어로즈와의 홈게임에서 박진만은 '나 아직 안죽었어'라고 외치듯 화려한 수비를 보여줬다. 4회에 히어로즈 강정호의 빨랫줄 타구를 역모션으로 껑충 뛰어 처리한 장면, 3회와 9회의 물흐르듯 자연스러웠던 더블플레이는 박진만이기에 아주 당연한 것처럼 보인 좋은 수비였다.
확실히, 최근 2년간의 어깨 통증이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적어졌다. 그 결과 타율도 3할6푼(25타수 9안타)으로 좋다. 2007년의 3할1푼2리에 이어 공수에서 모두 좋은 박진만의 모습을 볼 한 해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