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0년

'국민 유격수' 박진만의 대담한 도전

사비성 2010. 11. 29. 21:36

 

  
박진만
ⓒ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이 새 팀을 찾아 나섰다. 아직 삼성 라이온즈와의 계약이 1년 남아있기에 예상치 못한 등장이었고, 그래서 더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은 박진만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겉으로는 삼성이 더 이상 박진만을 필요로 하지 않아 방출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박진만 역시 새로운 곳에서 활약하고 싶어 삼성과 서로 합의하에 헤어진 것이다.

 

지금은 넥센 히어로즈가 된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하며 프로야구에 데뷔한 박진만은 김재박 이후 국내 최고의 유격수로 떠오르며 2004년 겨울 자유계약(FA) 선수가 되어 삼성으로 옮기며 수십억 원의 '몸값 대박'을 터뜨렸다.

 

타격 감각과 안정된 수비 능력을 고루 갖춘 박진만은 삼성에서 한국시리즈, 골든글러브 등을 차지하며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쳤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오랫동안 주전 유격수를 꿰차며 '국민 유격수'로 불렸다.

 

2008년 겨울 야구 인생 두 번째로 FA 자격을 얻은 박진만은 삼성과 재계약을 맺는데 성공하며 성과를 인정받았지만 지난해부터 잦은 부상에 시달리면서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삼성이 신인 유격수 김상수를 영입하면서 박진만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졌고 이대로 화려했던 선수생활이 내리막길을 걷는 듯 했다.

 

비록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지만 내년에도 삼성에서 연봉 6억 원이라는 큰돈을 받을 수 있지만 박진만은 명예를 선택했다.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곳으로 옮겨 자존심을 되찾겠다는 것이다.

 

삼성에서보다 연봉은 줄어들겠지만 박진만은 벤치가 아닌 그라운드에서 자신이 아직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야구팬들에게 보여주기로 했다. 삼성 역시 활용 기회는 적지만 고액 연봉을 줘야하는 박진만을 내보내며 부담을 덜었다.

 

물론 삼성이 트레이드를 통해 박진만을 다른 팀에 보내줄 수도 있었지만 그럴 경우 삼성과 맺은 6억 원의 연봉 계약까지 넘겨받아야 하는 것이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박진만이 좀 더 자유롭게 새로운 팀을 고를 수 있도록 삼성이 배려해준 측면도 있다.

 

여전히 높은 몸값과 어느덧 서른 중반이 된 나이가 부담스럽지만 내야수가 부족해 고민하는 구단들이 많아 벌써부터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박진만을 데려가려는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야구 인생 막바지에 용기 있는 도전을 선택한 박진만이 과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