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2년

SK 박진만-이호준 전훈 제외, 자율 야구 '시범 케이스' 엄벌

사비성 2012. 2. 7. 16:19

SK 박진만-이호준 전훈 제외, 자율 야구 '시범 케이스' 엄벌

SK 이만수 감독이 '자율 야구'에 필수적인 '책임'의 의미를 선수단 전체에 확실히 인식시키기 위해 칼을 뽑았다. 베테랑 박진만 이호준이 시범 케이스로 걸렸다.

SK는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15일~2월 16일)에 참가할 65명의 선수단 명단을 12일 발표했다. 그런데 이 명단에서 박진만과 이호준이 제외돼 눈길을 끈다.

 

이 감독은 이날 "박진만과 이호준 두 선수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캠프에는 데려가지 않을 것이고, 중간에 부를 일도 없다. 열심히 훈련하면 2월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는 데려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내가 강조하는 사항들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 그래서 최근 두 선수를 불러 미국에 데려가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FA 계약을 맺고 SK에 잔류한 이승호도 전훈 명단에서 빠졌지만 이는 허리 통증 때문이다.

박진만과 이호준이 '괘씸죄'에 걸린 것은 지난 5일 선수단과 프런트 전체가 참석한 '변화관리 워크숍'에서였다. 이들은 오전 9시부터 시작된 행사에 정상적으로 참가했지만 오후 6시 무렵 이날 마지막 행사인 '스포츠와 건강'이란 주제의 특강이 진행될 때 코칭스태프의 허락없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사장과 단장이 모두 참석해 있고, 전체 선수단이 모인 상태에서 둘만 무단 이탈을 했다. 이들은 주장 박정권에게 먼저 가겠다고 말을 했지만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허락을 받지는 않았다.

이들이 걸린 과정이 어이없었다. 100여명 이상 모인 행사라 누가 사라져도 아무도 모를 상황이었지만 강사가 특강 도중 한 선수씩 이름을 부르며 질문을 하는 과정에서 박진만과 이호준이 자리에 없다는 사실을 코칭스태프가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이 감독은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할 고참 선수들이 오히려 분위기를 해쳐서는 안된다는 점과 선수단에 줄곧 강조해온 '자율'과 '책임' 중 '책임'이란 키워드의 의미를 전체에 인식시킬 기회라는 종합적인 판단으로 이들을 전지훈련에서 제외했다.

이 감독처럼 올시즌 처음 지휘봉을 잡는 LG 김기태 감독도 팀 체력테스트에서 기준치를 통과하지 못한 팀 에이스 박현준을 전훈 명단에서 빼는 과감함을 보였다. 초보 감독들이 새 시즌을 앞두고 나란히 강한 결기를 보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