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박진만, 국내캠프가 춥지만은 않은 이유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플로리다보다 훨씬 추운 문학 날씨지만 땀의 양은 그 못지않다. SK 이호준과 박진만이 자존심 회복을 위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호준과 박진만은 이번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 못했다. 팀 워크숍에서 허락없이 먼저 나간 것이 문제가 됐다. 이만수 SK 감독은 본보기 차원에서 두 베테랑에게 '전훈 제외'를 지시했다.
전훈에 빠진다는 걸 상상해본 적도 없었던 두 사람에게는 충격적인 일이었다. 하지만 아픔은 잊고 큰 자극제로 삼았다. 덕분에 더 이를 앙물고 훈련 중이다.
부쩍 추워진 날씨. 훈련이 쉽지만은 않다. 여건도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이들의 겨울은 매섭지만은 않다. 김용희 감독을 비롯한 2군 코칭스태프, 후배들의 배려, 가족의 더 뜨거워진 내조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호준, 박진만은 2군 선수들이 수비훈련을 위해 눈을 치우거나 그라운드 정리를 해야할 때도 다행히 실내에서 연습을 이어가도록 하고 있다. 김 감독이 이들을 위해 직접 눈을 치우고 배팅볼을 던져주는 일도 많다. 조금이라도 더 땀을 내게 하기 위한 김 감독의 배려다. 자세 하나 하나 세심한 부분까지 서로 상의하고 의견을 교환하기도 한다.
팀의 두 주축이 예상치 못하게 문학에 잔류하면서 김용희 감독의 어깨도 무거워진 셈이었다. 김 감독은 "워낙 둘 다 팀에 중요한 전력이고 활약해줘야 할 선수들이라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이 이들의 걱정에 울상을 지었던 일도 있었다. 지난 달 31일 오후, 인천을 뒤 덮은 폭설때문이었다. 안그래도 훈련 장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었는데 엎친데 덮친 격이었다.
김 감독은 "답답하다. 팀플레이나 이런 부분들은 워낙 시설이 부족해 훈련하기도 참 어렵다. 억지로 만들어서하고 있는 상황이다. 내일은 밖에도 못나가는데. 훈련은 어떻게 해야할지 참"이라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호준은 늘 자신들을 걱정해주는 감독을 보며 "그런 감독님을 봐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하겠다는 마음이 든다. 정말 표현이 안될 정도로 잘해주신다. 게을러질 수 없다는 생각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래도 열심히 훈련하는 두 베테랑을 바라보며 김 감독은 흐뭇한 마음이다. "두 선수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몸 컨디션도 최고다. 이들 스스로가 움직이려고 하고 있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들은 다 도와주고 싶은 생각이다. 잔류군 후배들도 그런 두 선수를 눈여겨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나중에 팀에 합류하게 되더라도 따뜻한 기후에 2~3일 정도면 다 적응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집에 남은 이들을 위해 가족들의 내조도 더 따뜻해졌다. 두 사람이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도와주고 있었다.
두 사람이 언제 캠프에 합류하게 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만수 SK 감독은 지난 달 31일 "주요 전력인데 잔류군쪽에 보고를 매일 받고 있다. 잘하고 있다고 들었다. 아직 언제 합류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미국 캠프 중반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지만 2월이 넘어간 뒤 일본으로 캠프지를 옮길 때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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