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1년

박진만 "겉은 9번 속은 4번이야"

사비성 2001. 8. 29. 22:17
박진만 "겉은 9번 속은 4번이야"
[스포츠투데이 2001-08-29 10:54]
28일 잠실 LG전. 3-12로 크게 뒤지고 있던 현대의 9회말 공격은 9번타자 박진만으로부터 시작됐다. 전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던 박진만은 이날 경기에서도 안타를 쳐내지 못한다면 자칫 되찾은 타격감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공격을 펼쳤다.

상대투수 안병원과 끝까지 승부를 펼친 그는 결국 낮은 직구를 받아쳐 중견수 키를 훌쩍 넘어가는 중월 3루타를 만들었다. 그리고 후속타자의 희생플라이로 홈까지 밟았다.

마운드는 물론 중심타선까지 들쭉날쭉해 극심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대에서 박진만(25)만큼은 요즘 활황세를 누리고 있다. 최근 6경기 타율 4할3푼5리. 이처럼 박진만의 타격감이 되살아난 이유는 바로 타격자세를 바꿨기 때문이다.

그동안 박진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방망이를 힘껏 감아 돌리는 습관이 붙었다. 마치 홈런타자들이 풀스윙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맞지 않는 스윙을 하니 당연히 타율은 떨어졌고 방망이는 무기력해졌다. 박진만은 뒤늦게 이같은 문제점을 깨달아 다시 힘을 빼고 결대로 밀어치는 방법을 택했다. 또 공을 따라다니지 말고 중심에서 공략하라는 김용달 타격코치 조언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다. 덕분에 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28일 현재 박진만의 타격 성적은 2할8푼6리,17홈런. 모두 팀내에서는 상위권에 랭크돼 있는 수치다. 조금만 더 집중력을 발휘한다면 올시즌 목표로 내건 3할타율과 20홈런을 동시에 달성할 가능성도 있다.

박진만은 “일단 팀 성적이 우선이다. 안타보다는 팀 배팅을 하겠다는 생각을 하니 오히려 안타가 많이 나오는 것같다”며 모처럼 환하게 웃었다. 비로소 자신감을 되찾은 그에게 이제 ‘최강의 9번’이라는 찬사는 전혀 어색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