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두산 '우린 이걸 믿는다'
[중앙일보 2005-10-14 05: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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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태일] 박빙. 엷게 낀 얼음처럼 아슬아슬하다. 그 차이가 작아 있으나마나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삼성과 두산의 승부가 그렇다. 정규시즌 9승1무8패. 두산이 말 그대로 '박빙의 우위'를 점했다. 전문가들도 예상을 겁내는 한국시리즈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 이래서 삼성이 이긴다. '리틀 선(Sun)' 오승환이 있다. 단연 최고의 마무리다. 2005년 오승환은 전성기 해태의 뒷문을 지키던 선동열이다. 두산 타자들이 못 친다. 두산전 8게임에 나와 14와 3분의 1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방어율) 0. 단 한 점도 주지 않았다. 게다가 김동주.문희성.장원진.홍성흔 등 두산의 간판타자들은 추풍낙엽, 단 한 개의 안타도 때리지 못했다. 선동열(사진(左)) 감독은 "7회까지만 생각한다"고 한다. 그만큼 오승환을 믿는다. 오승환과 함께 삼성을 든든히 지켜주는 건 키스톤의 양박(兩朴)이다. 박종호(2루수)-박진만(유격수)의 최강 키스톤 콤비. 안정된 수비와 센스,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에서 8개 팀 중 단연 최고다. 현대 시절 우승도 밥 먹듯 했다. 큰 경기에 강하다. 혼자 힘으로 찬스를 만들고, 해결하는 능력도 있다. 기록상으로 두산 타자들과 비슷하다고 해도 속칭 '게임돌이'로서 이들이 갖고 있는 능력이 두산보다 앞선다. 게다가 삼성은 14일간 푹 쉬었고, 9일부터 합숙훈련을 통해 팀워크를 조율했다. 두산의 에이스 리오스도 삼성을 상대로는 5게임에 4패로 울고 돌아갔다. 삼성의 평균연봉은 1억1058만원. 두산은 6028만원이다. 삼성 선수들의 엘리트 의식과 프라이드. 이건 곧 자신감이다. ◆ 이래서 두산이 이긴다. 기세다. 플레이오프 3연승. 3게임에서 11득점, 1실점의 기록이 보여주듯 집중력과 자신감에서 한창 물이 올랐다. 나흘간 푹 쉬고 1차전을 맞이해 삼성에 뒤질 게 없다. 정규시즌에도 근소한 차이지만 앞섰다. 무엇보다 선발 3인방에서 두산의 리오스-랜들-박명환이 삼성의 배영수-하리칼라-바르가스보다 낫다. '이(李) 트리오' 이재우-이재영-이혜천의 불펜도 삼성 박석진-안지만-권오준과 견줘 우위에 있다는 평가다. 김경문(사진(右))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통해 베테랑 안경현-장원진-전상렬 등이 왜 큰 경기에서 노련미가 필요한지 잘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것이 두산을 지키는 힘이다. 그리고 홍성흔. 일단 흥이 오르면 홍성흔을 못 말린다. 홍성흔이 부추겨 올리는 그런 파이팅이 두산의 강점이다. 그런 분위기 메이커가 삼성에는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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