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1년

[현대―두산 플레이오프] 두산,현대 공포의 하위타선 어쩌나

사비성 2001. 10. 12. 22:27
[현대―두산 플레이오프] 두산,현대 공포의 하위타선 어쩌나

[스포츠투데이 2001-10-12 23:59]

 

지난 시즌과 비교해 볼때 현대의 시즌 2위는 얼핏 이해가 안간다. 우승주역 정민태-조웅천이 빠진 마운드나 타선도 지난해에 못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명히 이유는 있다. 바로 하위 타선의 힘이다. 퀸란(33)-박진만(25)으로 대변되는 현대의 하위 타선은 중심 타선 못지 않은 파괴력을 갖고 있다. 우선 9번 타자 박진만은 올시즌 3할타율과 함께 22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타율은 이숭용과 함께 팀내 2위를 기록했고 홈런도 팀내 3위로 거포들이 즐비한 중심 타선을 뛰어넘었다. 고정적으로 8번 타순에 들어서는 퀸란도 역시 한방을 자랑했다. 메이저리그급 수비에 비해 방망이 정확도에서는 다소 떨어지는 그는 그러나 팀내에서 가장 많은 28개의 아치(전체 6위)를 그려냈다. 타점도 66타점으로 팀내 3위. 결국 8·9번 타자가 한시즌 동안 50개의 대포를 합작하며 전체 팀 홈런수의 30%를 분담한 격이 됐다. 이쯤 되니 상대 투수들로선 이들이 버거울 수밖에 없다.

일반적으로 한 경기에서 100개 내외의 공을 뿌리는 선발 투수의 경우 한 경기를 던지면서 매번 전력 투구를 할 수는 없다. 따라서 투수들은 중심 타선에게는 전력 투구를 한 뒤 하위 타선은 맞춰잡는 식의 투구로 힘을 아낀다.

하지만 현대를 만나는 투수들은 그럴 겨를이 없다. 중심 타선이 지나면 또다른 공포의 하위 타선이 기다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퀸란과 박진만은 플레이오프전의 맞상대인 두산전에서 각각 3개씩의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한국시리즈 최종전에서 홈런 두 방으로 두산에게 쓰라린 패배를 안겼던 퀸란은 올시즌 두산전에서 자신의 시즌 타율(.242)을 훨씬 웃도는 3할4리의 불방망이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이 지난해의 한국시리즈 패배를 설욕하기 위해선 우선 현대 하위 타선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