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1년

프로야구PO] 박진만-안경현 '주목! 공포의 하위타선'

사비성 2001. 10. 11. 22:52
프로야구PO] 박진만-안경현 '주목! 공포의 하위타선'
[한국일보 2001-10-11 14:09]

포스트시즌처럼 팽팽한 긴장의 연속인 경기에서 투수들에게 ‘쉬어가는타순’만큼 요긴한 것도 없다. 중심 타자들과의 힘겨운 승부를 마치고 하위타순과 만나면 잠시 한숨 돌릴 여유가 있어야 마운드에서 오래 버틸 수있다.

하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맞붙는 두산과 현대 투수들에게는 이런 여유가 허락되지 않는다. 중심타선 못잖은 ‘공포의 하위타순’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 박진만(25)과 두산 안경현(31)이 대표적이다. 올 시즌 성적만을 놓고 보면 둘은 타순만 밑으로 내려가 있을 뿐이지 방망이의 기세가 실로 대단했다.

박진만은 프로데뷔 6년만에 처음으로 3할대(.300) 타자 대열에 합류했다. 더구나 홈런도 22개나 터뜨렸다. 팀내 홈런 3위. 정확성과 함께 파워도과시, 그에 대한 평가도 ‘유격수 수비 하나는 끝내 준다’에서 이제는‘공ㆍ수를 겸비했다’는 쪽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두산 안경현도 프로 입단 12년만에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2할8푼2리의수준급 타율에 홈런 17개를 날렸다. 30대에 접어들어 처음으로 두자릿수홈런을 기록한 것에서 알 수 있듯 타격 기량이 뒤늦게 만개했다. 홈런수는팀내 4위.

박진만은 9번, 안경현은 6번에 주로 배치된다. 상대투수들이 하위 타순이라고해서 자칫 방심하다가는 큰 것 한 방을 맞고 나가 떨어질 수 있다.

시즌 성적에서는 박진만이 우세를 보였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안경현이오히려 앞선다.

박진만은 두산전 타율이 2할4푼5리밖에 안되고 홈런도 3개에 그쳤다. 반면 안경현은 현대전에서 3할1푼의 높은 타율을 기록했고 홈런은 무려 7개나 뺏어냈다. 말하자면 안경현은 현대 투수들의 천적인 셈이다.

앞선 두산_한화의 준플레이오프에선 두산 홍원기가 ‘하위타순의 반란’을 일으킨 바 있다. 홍원기는 1차전 결승타, 2차전 쐐기 투런홈런을 날려MVP로까지 뽑혔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또 누가 깜짝 활약을 펼칠지 모르지만 가능성을놓고 보면 박진만과 안경현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