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유격수 찬란한 계보…류중일→브리또→조동찬→박진만→김상수→이학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과연 이 계보를 이을 주인공은 누구일까.
류중일-틸슨 브리또-조동찬-박진만-김상수-이학주. 삼성 유격수의 정확한 계보는 아니다. 류중일 전 감독이 1987년에 데뷔했고, 프로 초창기에는 다른 선수들이 있었다. 다만, 류 전 감독이 20세기 삼성 유격수의 핵심이었던 건 맞다.
2000년부터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위와 같다. 삼성은 2002시즌 도중 SK와의 6대2 트레이드로 브리또를 영입, 주전 유격수로 기용하며 사상 첫 통합우승까지 이어졌다. 브리또가 떠나자 김응용 전 감독은 2004년 조동찬을 과감히 주전 유격수로 기용했다.
이후 선동열 전 감독이 부임한 2005년에 FA 박진만이 들어오면서 유격수를 꿰찼다. 조동찬이 3루로, 김한수 전 감독이 1루로 옮겼다. '국민 유격수' 박진만 삼성 2군 감독은 삼성을 넘어 한국야구 유격수 계보에 이름을 새겨 넣은 레전드다.
박 감독은 수비만 놓고 보면 한국 역대 최고 유격수였다. 발은 빠르지 않았으나 특유의 감각적인 예측 능력과 공을 포구한 뒤 부드럽고 간결하며 빠른 넥스트 플레이가 일품이었다. 삼성의 2005-2006 통합 2연패를 이끌었고, 김상수가 2009년 입단하면서 서서히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김상수가 실질적으로 2010년대 유격수를 맡아왔다. 좋은 선수다. 그러나 한국을 대표하는 초대형 유격수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삼성이 2019 신인드래프트서 마이너리그를 폭격했던 이학주를 전체 2순위로 데려오면서 2루로 옮겼다.
그러나 이학주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공수 모두 삼성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타격 생산력은 시즌을 거듭할수록 하락했다. 수비도 손쉬운 타구에 실책을 자주 범하는 등 안정감이 살짝 떨어졌다. 워크에식 논란이 벌어지자 결별을 택했다. 사실상 공개트레이드를 시도했고, 롯데와의 빅딜에 성공했다.
삼성이 아무런 생각 없이 이학주를 트레이드 한 건 아니다. 당연히 플랜B가 준비돼있다. 지난 시즌 이학주가 전력에서 제외된 뒤 가장 많은 기회를 받은 '작은 거인' 김지찬(21)이 눈에 띈다. 우투좌타 내야수다. 2020년 입단해 3년차를 맞이한다.
김지찬은 2021시즌 120경기서 타율 0.274 1홈런 26타점 50득점 OPS 0.635를 기록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A(대체선수대비 수비기여도) 0.124로 유격수 13위. 유격수로 -0.099였던 이학주는 물론, 삼성 유격수들 중에서 가장 좋았다. 경기수(90경기), 이닝(599⅓이닝) 역시 가장 많았다.
실질적으로 올 시즌 주전 유격수는 김지찬에게 가장 무게가 실린다. 신체조건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공수에서 다부지고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뚜껑을 열어봐야겠지만, 기회를 우선 잡을 가능성이 있다. 상대적으로 1차지명 신인 이재현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강한울, 오선진 등 30대 베테랑, 1995년생 김호재 등이 경합을 벌인다.
삼성은 박해민(LG)이 이적하면서 장기적으로 센터라인 정비가 필요하다. 유격수는 포지션 특성상 확고한 주전이 버티는 게 안정감 측면에서 좋다. 삼성이 이학주를 정리하면서 찬란했던 유격수 계보를 뒤로 하고, 다시 경쟁모드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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