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정신력과 탄탄한 기본기" 박진만 감독이 말하는 퓨처스 육성 플랜 [오!쎈 인터뷰]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11월 박진만 1군 작전 코치를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
박진만 감독은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라는 수식어를 얻을 만큼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명성을 떨쳤다. 개인 통산 다섯 차례(2000, 2001, 2004, 2006, 2007년) 유격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수상했고 각종 국제 대회에서 주전 멤버로 활약하며 국위선양에 이바지했다.
무엇보다 야구장 안팎에서 이런저런 구설수에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최고의 야구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 좋은 남자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다. 현역 은퇴 후 풍부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지도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박진만 감독의 퓨처스 사령탑 임명은 젊은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 팀 육성 방향에 대한 공감대 등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지난 3일부터 퓨처스 캠프를 진두지휘하는 박진만 감독은 "처음이라 긴장되는 부분도 있지만 선수들이 활기찬 모습으로 훈련하는 모습을 보니 올 시즌이 기대된다. 신진급 야수들이 눈에 띈다. 이들을 잘 키워 우리 팀의 주축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올 시즌 감독 첫해지만 재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미소를 지었다.
또 "요즘에는 스프링캠프에 맞춰 몸을 만들어오는 추세다. 1군 선수들은 경험이 있으니 알아서 잘 준비하지만 신인급 선수들은 스스로 몸을 만들어오는 게 익숙하지 않을 텐데 준비를 잘해온 덕분에 훈련을 잘 소화하고 있다. 선수들에게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진만 감독이 선수들에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그는 "프로 선수로서 뚜렷한 목표와 직업 의식을 가져야 한다. 프로의 세계에서는 상대를 이겨야 내가 살아남는다. 젊은 선수들에게 이 부분을 가장 강조하고 싶다"면서 "경기 전후에는 선후배끼리 예의를 갖추고 인사를 나눌 수 있지만 경기 중에는 그런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퓨처스에서 잘하다가 1군에 가면 위축되는 경우가 있는데 강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들은 1군에 가서도 많은 관중 앞에서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그런 모습을 보여준다면 1군 코칭스태프에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고 다음에 1군 콜업 기회를 얻게 된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또 "경기할 때 상대를 이겨야 내가 살아남는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야구는 팀스포츠지만 개인이 살아남아야 그 팀에서 융화가 된다. 팀내 경쟁에서 밀려난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인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만히 두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그는 "야구 선수 이전에 사람으로서 예의를 잘 지켜야 한다. 야구 좀 한다고 건방진 모습을 보이는 건 납득할 수 없고 강하게 질책하겠다"고 말했다.
박진만 감독은 정현욱 투수 코치에게 마운드 운영에 대한 전권을 맡겼다. 현역 시절부터 함께 하면서 정현욱 코치의 성향과 능력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박진만 감독은 "정현욱 코치는 오치아이 에이지 전임 감독님과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지도 스타일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기존 투수 육성 시스템에서 스피드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라며 "정현욱 코치는 파워피처 출신답게 젊은 투수들의 구속 향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올해부터 스트라이크 존이 상하로 확대되면 정현욱 코치의 지도 방법이 더욱 효과를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 야수진은 점진적인 세대 교체가 필요한 상황. 박진만 감독은 야수 육성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이재현, 김영웅, 김재혁 등) 올해 좋은 신인 야수들이 많이 들어왔다. 직접 보지 못했지만 계속 좋은 평가가 나온다. 이들뿐만 아니라 젊은 야수들 가운데 괜찮은 재목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들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확인해보고 싶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몇 년 뒤 삼성을 이끌 만한 선수들이 꽤 있다. 투수 파트는 정현욱 코치에게 일임하고 야수들을 집중적으로 키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타자 친화형 구장을 홈그라운드로 사용한다고 해서 장타 생산이 뛰어난 타자만 집중 육성하겠다는 게 아니라 1군에 필요한 전력을 키우겠다고 했다. 최태원 1군 수석 코치와 자주 소통하면서 1군에 필요한 부분을 채울 계획이다.
박진만 감독은 "라팍이 타자에게 유리하다고 해서 거포만 육성할 게 아니라 타선의 조화가 중요하다. 1번부터 9번까지 다 홈런 타자로만 구성할 수 없다. 선수마다 장타 생산, 작전 수행 등 역할이 있기 때문에 1군에서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할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현역 시절 최고의 유격수로 명성을 떨쳤던 박진만 감독이 퓨처스 지휘봉을 잡게 된 만큼 '제2의 박진만' 탄생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다.
그는 "내야수는 수비가 뒷받침돼야 프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젊은 선수들이 기초를 탄탄하게 만들어야 한다. 차근차근 단계를 밟으면서 자신감을 얻게 되면 화려한 플레이가 나온다. 프로 무대에 갓 데뷔한 선수들에게 러닝 스로우를 자제시키고 기본기를 탄탄하게 하면 나중에 주축 선수가 됐을 때 기본기를 토대로 화려한 플레이가 나온다"고 탄탄한 기본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1군은 결과를 내야 하는데 퓨처스는 결과보다 과정에 더 충실해야 한다. 결과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과감하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수비할 때 플라이 타구를 잡기 위해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박진만 감독은 퓨처스 코치들에게 '선수들을 보다 세밀하게 관찰해달라'고 주문했다. 프로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자기표현을 하는 반면 젊은 선수들은 소극적인 면이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선수들이 아픈 걸 무작정 참고하는 게 아니라 하루 쉬면 될 거 1주일 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코칭스태프에서 선수들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대화를 많이 해야 한다. 박진만 감독의 말이다.
박진만 감독은 선수들이 언제든지 다가올 수 있도록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두겠다고 약속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선수들이 찾아와서 알려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기분 좋게 알려주겠다. 선수들이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며 성과를 내는 건 코칭스태프의 가장 큰 보람 아니겠는가. 선수들이 코칭스태프에 먼저 다가올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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