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3년

박진만 '욕심 버리고 무심'

사비성 2003. 2. 14. 00:27
박진만 '욕심 버리고 무심'
[굿데이 2003-02-14 12:33]
"올시즌 목표는 없다."

현대 박진만(27)이 '무심(無心)의 칼'을 빼들었다.

매년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3할, 홈런 20개 이상을 목표로 했던 박진만은 올시즌에는 어떤 목표도 정하지 않았다.

박진만은 14일(한국시간) "숫자는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목표의 달성 여부를 떠나 목표 자체가 시즌 내내 부담이 돼 최선의 플레이를 펼칠 수 없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박진만은 126경기에서 타율 2할1푼9리 88안타 12홈런에 그치는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박진만은 "지난해에는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며 슬럼프에 빠졌다"며 "올시즌에는 야구를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모든 경기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0·2001년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연속 수상하며 '국내 최고의 유격수' 자리에 오른 박진만은 자신도 모르게 자만감과 욕심에 빠졌다.

하지만 박진만은 지난날의 화려했던 기억들을 땅 속 깊이 묻었다.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박진만은 야간훈련이 끝난 뒤에도 숙소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며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땀으로 채우고 있다.

김재박 감독은 "지난해 (박)진만이가 자만감에 빠져 있고 잔부상에 시달리면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올해는 달라질 것"이라며 박진만의 부활을 확신했다.

김용달 타격코치도 "(박)진만이의 훈련하는 자세와 눈빛이 달라졌다. 러닝과 체력훈련도 지난해와는 달리 꾀를 부리지 않는다"며 칭찬했다.

무리한 욕심보다 무심을 택한 박진만. 올시즌 '화려한 외출'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