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3년

박진만―정성훈 "우린 실전용"

사비성 2003. 4. 8. 21:57
박진만―정성훈 "우린 실전용"
[스포테인먼트   2003-04-08 11:27:02]  
 진정한 선수는 실전에서 빛을 발하는 법이다. 이를 입증하듯 시범경기의 부진을 씻고 시즌 개막과 함께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선수들이 있다.

수비의 달인 현대 유격수 박진만(27)과 올 초 기아에서 이적,핫코너의 불안을 말끔히 씻어낸 3루수 정성훈(23). 두 선수는 약속이라도 한 듯 개막 2연전에서 나란히 5타수 2안타(.400)를 기록하며 현대 하위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박진만이 20타수 1안타(.043),정성훈이 44타수 3안타(.068)로 상상을 초월하는 부진을 보인 것과는 상반된 모습.

왼손목 통증을 호소하던 박진만은 지난 5일 개막전에서 첫 홈런맛을 봤다. 1사 1루에서 롯데 선발 김장현의 4구 체인지업을 통타,110m의 좌월 투런포를 작렬시킨 것. 133㎞의 녹록찮은 볼이었지만 가벼운 스윙 한방에 큰 포물선이 그려졌다. 박진만은 이튿날에도 좌월 2루타를 때려 녹슬지 않은 방망이 실력을 과시했다.

정성훈은 한술 더 떴다. 하와이 연습경기에서 3할3푼3리에 2루타 4개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시범경기에선 뚜렷한 부상도 없이 밸런스와 타격감을 상실한 채 방황했다. 시범경기 33타석 만에 첫 안타를 뽑아 덕아웃을 떠들썩하게 만들었을 정도.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자 연이틀 좌익선상 2루타를 뿜어냈다. 지난해 9월 두산전 이후 정규시즌 15게임 연속안타. 믿고 꾸준히 출장시킨 김재박 감독의 입가엔 미소가 번졌다.

박진만은 “ ‘(정)성훈이와 내가 안타를 칠 테니 모두 쉬라’는 시범경기 마지막날 호언이 맞아떨어졌다”며 “손목 통증 때문에 시범경기에서는 부진했지만 이제는 통증이 사라져 방망이를 돌리는 데 큰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정성훈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밸런스가 무너졌고 타격폼도 흐트러졌다. 이를 보완했다”며 방망이 시위를 이어갈 뜻을 밝혔다.

김용달 타격코치는 “박진만은 컨디션 조절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정성훈은 밸런스가 무너지며 어깨가 일찍 열리고 체중이 뒤에 쏠리는 것을 집중 교정했다”며 “하위타선이 중심타선을 잘 받쳐줘 든든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