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04년

[프로야구] 박진만―김한수 “우린 팀의 감초”

사비성 2004. 10. 27. 23:06

[프로야구] 박진만―김한수 “우린 팀의 감초”
[국민일보 2004-10-27 18:00]

 

유례 없이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와 삼성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소리 없이 강한 두 남자를 찾을 수 있다.

주인공은 현대의 유격수 박진만(28)과 삼성의 핫코너를 담당하고 있는 김한수(33). 이들은 화려한 조명을 받을 만한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있어야 할 바로 그곳을 지키며 팀의 감초 같은 역을 해내고 있다. 프로야구 최고의 유격수로 올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박진만의 진가는 25일 대구에서 열린 4차전에서 드러났다.

7회 말 2사 1,2루의 위기에서 김한수가 투수 옆으로 빠져 중견수 쪽으로 흐르는 안타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날다람쥐 같은 박진만이 이곳을 지키고 있었다.

재빠르게 슬라이딩으로 이 타구를 잡아낸 박진만은 환상적인 토스로 1루주자를 2루에서 아웃시켜 위기를 넘겼다. 만약 이 타구가 중견수 쪽으로 빠졌다면 삼성의 결승점이 될 가능성이 높았다. 결국 이날 무승부의 주역은 박진만이었던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8회 2사 후 끈질긴 승부끝에 배영수로부터 볼넷을 얻어내며 퍼펙트 기록을 무산시켰고 11회에는 권오준으로부터 팀의 첫번째 안타를 만들어내며 침묵하던 타선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현대에 박진만이 있다면 삼성에는 김한수가 있다. 특히 공격 부문에 있어 김한수는 4차전까지 양준혁(0.313)을 밀어내고 팀내는 물론 두 팀을 모두 합쳐서도 최고 타율(0.412·17타수 7안타)을 자랑하고 있다. 4경기 내내 안타를 때리고 있으며 홈런 1개와 타점도 4개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0대0으로 비긴 4차전에서도 유일하게 2안타를 기록할 정도로 절정의 컨디션을 발휘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현대는 12회 2사 1,2루에서 조용준이 김한수를 볼 4개로 1루에 내보냈다. 괜시리 상대했다 끝내기 안타를 맞을 것을 우려했기 때문은 자명한 일.

결과적으로 조용준은 다음 타자 강동우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무승부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김한수는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막판부터 타격감이 올라왔다”며 “수비는 물론 타격에서도 팀의 우승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