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0년

[인터뷰] 박진만 "돈 손해라도 출전기회 원했다"

사비성 2010. 11. 13. 13:12
[인터뷰] 박진만 "돈 손해라도 출전기회 원했다"
2010-11-11 16:18

박진만이 6년간 몸담았던 삼성과 결별했다. 더 많은 출전기회를 원했기에 내년 계약을 포기했다. 물론 삼성 구단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진만을 원하는 팀들이 본격적으로 접촉할 전망이다. 스포츠조선 DB


박진만은 전화를 받자마자 "더 많은 경기에 뛰고 싶었다"고 말했다. 만 34세, 완전한 백업으로 뛰기엔 아쉬움이 많았던 것 같다.

박진만이 삼성과 결별했다. 삼성은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박진만을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보류선수 명단 제외란, 간단히 말하면 방출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경우엔 방출의 의미 보다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합의 이혼'에 해당된다.

박진만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원했고, 구단도 선수 의견을 존중해준 경우다. 박진만은 본래 내년까지 삼성과 계약이 돼 있었다. 삼성에 남는다면 연봉 6억원을 받기로 돼 있었다.

박진만은 한국프로야구 특급 유격수 계보를 잇는 선수로 활약해왔다. 삼성에선 6년간 뛰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부진과 부상 속에 2군에서 오래 생활했고, 급기야 2군에서 3루 전업을 권유받기도 했다. 포스트시즌에선 3루수와 2루수로 뛰었다. 박진만이 삼성 유니폼을 벗게 됨에 따라 젊은 유격수인 김상수의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11일 오후 박진만과 전화통화가 닿았다.

-결별 과정을 설명해줄 수 있나.

▶내년까지 계약이 돼있지만 구단에서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기로 했다. 시즌 중반부터 어느 정도 생각해왔던 부분이다.

-계약기간이 남았다. 6억원이란 연봉을 포기하고 떠나기로 한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포지션 문제도 있다. 데뷔후 계속 유격수로만 뛰었기 때문에, 유격수에 대한 애착이 있다. 물론 앞으로 다른 팀에 가서 무조건 유격수를 고집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미 올 시즌 중에 삼성에서 3루수 수업도 받았다.

-역시 유격수 자리에 애착이 많은 것인가.

▶그 문제도 있지만, 더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었다. 사실 (삼성) 구단도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나를 계속 백업으로 쓰려면 부담스럽지 않겠는가. 나도 아쉬운 부분이 있고…. 그러다보니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그래서 계약기간이 남았는데도 힘들지 않게 결별할 수 있게 됐다.

-이 문제로 몇차례나 삼성 구단과 상의했나.

▶세차례 정도 구단측과 만나 얘기했다. 내가 삼성 구단에 나쁜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또 그동안 구단에서 내 FA 계약을 위해 배려를 많이 해줬다. 또한번 나에게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나는 배려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확보됐던 연봉 6억원을 못 받게 됐다. 팀을 구해도 연봉이 확 줄어들 수 있는데.

▶돈 보다 많은 경기수를 통해 자존심을 세우고 싶다. 6억원이었던 연봉이 몇천만원 단위로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더 도전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