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2010년

박진만 “연봉 반 토막 났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사비성 2010. 11. 29. 22:04

박진만 “연봉 반 토막 났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입력 2010.11.18 09:14

한 야구팬은 박진만(34)의 SK행을 '박진만 인천 상륙작전'이라고 표현했다. 박진만이 고향팀 SK 품에 안겼다. 인천은 그가 태어나 자라고, 야구를 시작했던 곳이다. 보장연봉 6억원을 뿌리치고 택한 SK. 박진만은 '3억짜리 선수'가 됐지만 "나는 행복한 사람"이라며 웃었다.

-삼성을 떠난 뒤 6일만에 SK와 계약했다.

"나이가 드니 계약하는 과정도 길어지더라(웃음). 김성근 감독님과 SK 프런트가 관심을 보여주셨다. 나도 처음부터 SK에서 뛰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런데 계약 과정 중 들려왔던 소문에 대해 하고픈 말이 있다."

-어떤 것인가.

"내가 '주전을 보장해달라'고 했다더라. 잘못된 소문이다. 경기에 뛰고 싶어서 삼성을 나온 것은 맞다. 하지만 프로에서 '주전 보장'이라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삼성보다 다른 팀에서 경기에 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다. '주전 유격수를 보장해주는 팀에 가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도 없다. 같은 조건에서 후배들과 경쟁하겠다. 경쟁에서 밀리면 나는 다시 후보 선수가 된다. 당연한 일이다."

-SK는 훈련양이 많은 팀으로 알려져 있다. 베테랑을 중용하지만 훈련만큼은 선후배가 없다던데.

"각오하고 있다. 김성근 감독님과 같은 팀에서 뛴 적은 없지만 감독님께서 어떠한 야구를 추구하시는 지는 알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 야구인생을 걸고 도전해보자'라는 심정으로 삼성을 떠났다. 지금 내가 편안해보이는가. 나는 절박한 심정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훈련양을 소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6억원을 보장해주는 팀을 떠났다. 그리고 최대 3억원의 조건에 도장을 찍었다. 절반의 금액이다.

"고민을 많이 했다. 이제 나도 베테랑이다. 10년 이상을 생각할 수 없는 나이다. 6억원을 보장해주는 팀을 떠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아니면 다시 도전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내년 내 수입이 절반으로 줄었지만(웃음)…. 기회를 주신 SK에 감사하다. 물론 조건없이 나를 풀어준 삼성에게도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솔직히 조금 더 많은 연봉을 받고 싶은 마음이 왜 없겠나. 하지만 지금은 돈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경기에 뛰는 것이다."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감회가 남다를텐데.

"인천에서 태어나 야구를 시작했다. 현대에 입단할 당시(1996년)에도 연고지가 인천이었다. 인천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고마운 분들의 얼굴이 떠오른다."